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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명(14. 遣有沒有요 從空背空)
흥국사  heungguksa@hanmail.net 2019-02-25 53

14. 遣有沒有요 從空背空이라
견유몰유 종공배공
있음을 버리면 있음에 빠지고
공함을 따르면 공함을 등지느니라.

☞성철스님 법강
이 구절은 참으로 깊은 말씀입니다. 현상(有)이 싫다고 해서 현상을 버리려고 하면 버리려 하는 생각이 하나 더 붙어서 더욱 현상에 빠지고, 본체(空)가 좋다하여 공을 좇아가면 본체를 더욱 등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공이란 본래 좇아가거나 좇아가지 않음이 없는 것인데, 공을 따라갈 생각이 있으면 공과는 더욱 등지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현상을 버리고서 공을 따르려고도 하지 말며, 반대로 본체를 버리고서 현상을 따라 가려고도 말아야 합니다. 이 두 가지 모두가 양변이며 취사심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는 취사심을 버려야만 무상대도를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있고 있지 않음을 버림’이라 근원이 있다는 것은 없다는 것을 들어내기 위함이며, 본래의 텅 빈 자리는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즉 텅 비어 있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무한한 작용이 나오기 때문에 없다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한 도리를 있다고 찾으려는 마음을 갖는 순간 이미 집착함이 되어서 공한 도리와는 다시 멀어지기 때문에 ‘있음과 없음을 버려야 공함에 떨어지지 않는다’ 라고 하는 것이다.

15. 多言多慮하면 轉不相應이요
다언다려 전불상응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더욱 더 상응치 못함이요

☞성철스님 법강
이 무상대도를 성취하려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설명하고 거듭 설명을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본래 대도란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 갈 곳이 없어진 것(言語道斷 心行處滅)'입니다. 이는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마음으로도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말로 표현하거나 마음으로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대도(大道)가 이와 같기 때문에 말로 표현하고 마음으로 생각하려 하다가는 대도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말이 많고 생각이 많다면 더욱 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 즉 말은 생각 속에서 나옴으로 밖으로 표출되는 말과 내면의 소리를 통칭하여 말하는 것이니 이는 생각인 것이다. 즉 ‘도를 이루려는 생각’ ‘공부가 잘된다는 생각’ 혹은 ‘공부가 더디다는 생각’등 긍정과 부정의 모든 생각을 쉬어야만 우리 마음자리인 텅 빈 자리에 점차 계합하여 체득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 생각을 쉬지 못하니 망상에 망상만을 더하므로 빈자리에 계합함이 더디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선사들은 책을 보지 말고 글자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중생의 습은 알고 모르는데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상응’이란 ‘서로 응함’인 뜻으로 빈자리에서 보면 나와 내외가 다 비워져 그대로 응하고 있는 것을 망상이라는 벽에 가려져 응하고 있음을 알지 못할 뿐인 것이다. 여기에서 쉬고 쉬어간다면 쉴 자리 없는 곳에서 바로 응함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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